6·25전쟁 영웅이자 창군(創軍) 원로인 고(故) 백선엽(1920~2020) 장군을 기리는 추모식이 25일 오후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렸다. 백 장군은 국립 대전현충원에 묻혀 있고, 다음 달 10일이 1주기다. 정부나 군에서 따로 행사를 준비하지 않는다고 하자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백 장군이 승리를 거둔 다부동 전투 기념관에서 그를 기리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행사는 사단법인 국가원로회의와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로 구성된 추모위원회가 준비했다. 이동수(67) 추모위 대구경북지부장은 “그의 영혼이 머물고 있는 이곳 칠곡 다부동에서 장군과 6·25전쟁을 잊지 말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좌석 200개가 마련됐지만 300여 명이 몰렸다. 헌화와 분향, 각계 인사들의 추도사와 추모 영상, 결의문 낭독이 이어졌다. 국가원로회의 상임의장인 이상훈(88) 전 국방부 장관은 “지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상당히 위험하다”며 “다부동 전투가 나라를 살리는 반격의 시발점이 된 것처럼, 오늘 백 장군 추도식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국가 영웅을 기리지 않는) 후배들이 참으로 한심해 매일 밤 잠을 못 이룰 지경”이라고 했다. 권영해(84) 전 국방부 장관은 “돈과 물자에 빚을 졌다면 갚을 수 있지만 생명의 빚은 갚을 수가 없다”면서 “(백 장군과 다부동 용사들의) 뜻을 생각하며 매일 헌신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